IOI(International Olympiad in Informatics) 국가대표가 되는 것은 15살부터 시작된 나의 오랜 꿈이었다. IOI 교육생이 될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였던 올해 KOI(Korean Olympiad in Informatics) 본선 은상권을 놓치고 난 후 공허함에 빠져 알고리즘은 쳐다보지도 않고 살았다. 솔브닥 백준 코드포스를 무수히 방문하며 시간을 보낸 지난 시간들을 모두 부정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2023년의 NYPC가 시작되었다. 작년의 NYPC 1차 예선에서는 TOP 25에 들기 위해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시간을 사용했고 목표를 이루었다. 올해에는 작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커트라인만 간신히 넘겨놓은 체 다른 일들로 주의를 돌렸다. NYPC 2-A를 응시하는 모습도 다르지 않았다. 1번을 풀고 난 후 다른 문제들을 건성으로 읽었다. 몇 가지 접근 좀 해보고 잘 안되니 그냥 포기해버리고 말았다. 시험시간이 체 끝나기도 전에 책이나 읽자 싶은 생각으로 노트북을 덮은 것이다. 이 모든 것은 2-B에서 바뀌었다. 시험이 시작되자 자연스레 질문을 따라가고 노트에 내가 생각해 볼 수 있었던 무수한 접근들을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예제를 진행해 보고 메모장을 열어 숫자들을 적어 내려갔다. 나의 생각을 키보드 위에 두드리고 잘못된 부분을 짚어내었다. 정답이 나올 때는 희열을 느꼈고 오답이 나올 때는 부분점수별 접근법을 재고해 보았다. 격렬한 세 시간이 흐르고 나는 기억해 낼 수 있었다. 내가 처음 알고리즘을 사랑하게 되었던 이유를. IOI 국가대표가 되고 싶어 알고리즘을 하며 밤을 지새운 게 아니었다. IOI 국가대표가 되고 싶어 학교 친구들에게 알고리즘을 알려주고 동아리를 만들어 소통한 게 아니었다. IOI 국가대표가 되고 싶어 이 알고리즘 블로그를 시작한 게 아니었다. 알고리즘은 내게 그 자체로서 의미를 가졌었고 목적이었다. 오늘 나는 잃었던 꿈을 다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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