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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모든 것들을 떠나보낼 준비를 하며

by toomanysegtrees 2023. 9. 1.

지금은 방의 불은 모두 꺼놓고 민준이는 옆에서 자고 있다.

나는 너무 피곤하고 내가 문장을 어떻게 적어 내려가고 있는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그래도 지금 요즘 느끼고 있는 것을 적어놔야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아 기록을 남긴다.

 

곧 청심에서의 생활이 끝날 것 같다.

요즘 이 생각이 매일 들고 언제나 봤던 친구들 선생님 물품들이 마지막 보는 순간처럼 느껴진다.

다들 날 행복하게 해 줬는데 나는 그 이들에게 그만큼 고마운 존재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미 때를 놓쳐버린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사람에게 잘해줄 수 있는 시간이 영원하리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어떤 사람에게 잘해줄 수 있는 시간은 우리의 짧은 인생에 비해서도 매우 짧은 아주 찰나의 순간이다.

나는 내가 고마운 점이 있는 사람들에게 모두 베풀고 싶다.

너무 어렵다.

그런 생각이 든 순간 바로 보답하고 표현하고 싶은데 어렵다.

원래 다 내가 받은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주면 되는 것이다.

나에게 고마운 사람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는 내가 또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면 된다.

이게 원래 다 이런 거다.

너무 그리운 사람들이 있어도 과거의 그 사람들과 함께할 수도 있다.

지금 너무 피곤하다.

눈만 감으면 바로 잠든다.

편히 쉬고 싶기도 하고 멀리 달려내어 보여주고 싶기도 하다.

그냥 오늘 내가 해야 되는 것처럼 살아가다 보면 된다.

고맙다 정말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 앞으로 내가 사랑할 사람들 모두 고맙고 정말 애정한다.

정말이다.

다들 그립고도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고 싶다.

요즘 기억을 놓친다.

그냥 있다 보면 내가 발표를 하고 돌아와 자리에 앉아있고 그냥 있다보면 내가 운동을 끝내고 앉아 쉬고 있다.

이 느낌은 정말 이상하다.

그냥 살아서 사는 것 같다.

그렇게 나를 놓치고 시간을 보내고 나면 정말이지 너무 이상한 기분이 든다.

그래도 내가 고마워하는 사람들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다.

가끔 나쁜 마음이 들어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 심지어는 내가 고마워하는 사람들을 포함하는 그 사람들의 불행을 기원하기를 한다.

나와 더 이상 함께 가지 않아서 불행하리라 생각하고 나와 더이상 함께가지 않아서 불행했음 하는 생각을 하고는 한다.

이렇게 생각했다가도 잠깐 있다 보면 너무 슬퍼진다.

내가 사랑했던 언제나 너무 고마운 사람들의 불행을 기원하던 내 모습을 잘 모르겠다.

전혀 그렇지도 않고 내 진심도 아닌 것 같은 것들이 내 머릿속을 뚫고 지나간다.

요즘의 날씨는 정말 황홀경이다.

어느 시간대에나 나를 밖에 놔둔다면 나는 언제나 의자 하나를 놓고 거기에 앉아 주변을 바라보고 싶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 한데 모아놓고 그렇게 하고 싶다.

기억 속에서라도 그 사람들과 함께 행복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따름이다.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고 나는 바다 위를 날고있다.

빛나는 가오리와 함께 아틀란틱 오션을 노닌다.

내 몸속의 무거운 것들이 빠져나가고 그곳에는 매우 가벼운 공기가 들어찬다.

두둥실 씰룩씰룩 뛰어노닌다.

시간이 흐르는 것을 느끼고 작은 것들에 대한 잡념을 지우면 매순간을 즐길 수 있다.

내가 사랑했던 이들 모두 황홀한 저녁 보내고 언제나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는 거 알아둬라.

 

다들 마음 편히 지내줘

고맙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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